[태평양 생명] 고객 2명 관리하는 시간으로 700명을 관리

[태평양 생명] 고객 2명 관리하는 시간으로 700명을 관리

CRM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에서 언제 도입할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한다. 언제 도입하느냐
가 아니라 왜 도입해야 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평양생명은 언제보다는 CRM의 도입 이유를 충분히 검토하고 구현해 고객
이탈 방지와 틈새시장 공략의 무기로 삼고 있다.

태평양생명은 그간 클라이언트/서버 환경 아래서 정보를 사용자(보험 설계
사)에게 주어 스스로 사용하게 했다. 이 정보를 가지고 현업에서는 나름대
로 영업 노하우와 결합해 사용해 왔다. 그러나 정작 보험 설계사 등에게는
이런 수많은 데이터들이 아무 쓸모없는 것이었다.

문제는 여러 곳에 있었다. 우선 보험설계사들에게 데이터를 처리하고 가공
해 사용하라는 것은 그들의 시간이 허락하지 않아 불가능했었다. 300명에
서 700명 정도의 보험 가입자를 관리하고 있는데 다른 사항들에 대해 신경
쓸 시간 자체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정보에 대한 관리 책임을 영업소장에게 주어 관리를 명하기는 했으
나 못한다는 소리가 먼저 나오곤 했다. 결국 보험사의 정보관리 부재 현상
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셈이었다. 국내 많은 보험사들이 똑같이 맞고 있는
문제들이었으며, 삼성생명 등 일부는 이런 관리부재를 해소하기 위해 별도
의 인원을 두는 수도 있으나 이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었다.


왜 CRM인가

이러한 관리부재 현상이 판을 치게 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설계사가 궁극적
으로 받게 되는 수입에 기인한다. 태평양생명은 설계사들에게 신규 가입자
를 유치했을 때 수당을 100 준다면 기존 가입자가 빠져나가는 경우에 설계
사가 받는 불이익은 불과 10 또는 20에 해당한다. 이는 관리를 하는 것보
다 새 고객을 찾아다니는게 수익성이 더 있다는 것으로서 어느 누구도 관리
에 신경을 쓰려고 하지 않게 만들어 왔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 기업은 80
의 손실을 떠안으면서 부실의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더해 가입자 정보를 알 수 있는 기존의 정보시스템 한경이 관리부재
원인으로도 작용했다. 설계사들이 시간이 없다는 것은 시스템을 활용하는
차원에서도 효율적이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는 것이다. 즉 한 설계사
가 맡고 있는 700명의 변경 또는 특이사항을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냐의 문
제인데 모든 사람의 파일을 확인해야지만 빠져나갈 것 같다든지 연체를 하
고 있다든지 등의 사항을 알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700명 가
운데 1일 사이에 발생하는 관리의 대상으로서 응급처치를 요하게 되는 경우
는 1~2건 정도이다. 이 1~2건을 알기 위해 700명을 검색하라는 것은 애당
초 기대하기 어려운 짐을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해답은 명확해졌다. 콜
센터를 통해 들어오는 고객의 문의사항, 텔레마케터의 전화 결과 등이 데이
터베이스에 저장되고 데이터웨어하우스에서는 매일매일 체크하여 돌발사항
을 추출해 알려주면 설계사는 이 1~2건의 돌발사항만 관리하면 되는 것이
다.

태평양생명으로서는 고객 이탈을 예방하고 차별화된 관리를 유지시켜간다
는 생각에 그리고 정보관리의 부재로 인해 들여다 보지 못했던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CRM에 주안점을 두어 데이터웨어하우스를 구축
하게 됐다.

설계사의 수첩에 기록된 가망고객에서 보험거래가 끝난 휴면고객까지 230만
명의 고객 정보를 정제하여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했을 뿐만 아니라 공략대상을 최적화 시켜주는 이른바 지식정보시스템을 갖
추게 됐고,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에 의한 매출신장까지 이뤄가고 있는 것이
다.


◇ 결 과 ◇

이제 태평양생명의 한 설계사는 출근 후 PC 앞에 앉아 자신의 ID를 입력하
고는 오늘 해야 할 두가지 사항을 알게 된다. 빨간 버튼으로 표시된 응급처
치사항이 올라와 있기 때문이다. 하나는 연체로 인해 곧 실효가 될 처지에
있는 고객에게 전화해 상담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가계약 가능성이 있
는 사람으로 화면에 나타난 고객을 방문하는 시간계획을 잡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1급상황은 아니지만 한번쯤 고려해 볼 만한 사항에 나타난 것
은 무엇인지, 또 시간이 있으면 실행해야 하는 일로는 무엇이 있는지를 파
악하고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게 된다. 모두 합쳐 10분만 투자하면 고객이
탈 방지나 사후관리를 할 수 있고 시의적절한 고객서비스까지 수행할 수 있
게 되어 설계사는 나머지 시간에 100의 수당을 받을 수 있는 신규고객 창
출 활동에 전념할 수가 있게 된 것이다.

태평양생명은 CRM의 활용결과 지금까지의 관리부재 문제의 80%를 해결할
수 있었으며, 이로써 기존고객 이탈률을 50%까지 방지하는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한다. 즉 신규고객 1명 창출에 들이는 노력의 20%만 투자해도 1
명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게 됐다는 것이다.


성공요인은 ‘무엇을 위해’를 명확히 한 것

태평양생명은 CRM 구현이 성공하게 된 이유를 ‘활용목적 및 범위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데 충분한 시간을 투자’한 점이라고 한다. 그 결과 CRM을 중
심 축에 둔 태평양생명의 지식정보시스템은 ‘정보시스템의 영업관리 매니
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태평양생명의 정보시스템은 지금까지는 영업현장에서 많은 정보를 제공하
고 각자가 알아서 적절히 활용하는 단순 지원의 시스템이었다면 이제는 영
업현장의 정형화된 노하우를 시스템에 탑재시켜 고객의 일일 또는 월별 변
동내역, 즉 콜센터와 연계된 정보에서부터 계약변동사항까지 입력시키면 기
존의 데이터와 크로서 체크되면서 고객관리 및 서비스 정보가 등급별로 자
동 분류되어 매일 아침 영업현장에 배부되는 응급정보산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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