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이탈리아에서 얇은 밀가루 판(도우) 위에 이것저것 먹을만한 것들을 올려 놓고 구워서 잘라 먹었던 것이 피자의 기원인데요. 이 피자 음식이 신대륙으로 넘어가면서 몇 가지 변형이 일어나면서 시카고나 LA 지역 등에서 피자 도우를 두텁게 만들고 그 안에 치즈를 넣는다든가 토핑을 다양하게 변형시키면서 미국식 피자가 탄생하게 되었죠. 물론 이런 미국식 피자는 미국 안에서 뿐만 아니라 다시 유럽에 역수출되면서 유럽에서도 미국식 피자가 더 인기를 얻는 현상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음식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각 문화권의 채용 방식이 다시 새로운 음식으로 탄생되고 이 '변형 음식' 또는 퓨전 음식은 원조와 또 다른 영역을 차지하게 되죠.
얼마 전에 태터앤미디어가 운영하는 영어 블로그 미디어 나누미(nanoomi.net)에서 "Korean Tacos Come to Atlanta"라는 글이 소개됐습니다.
서부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식 타코가 아틀란타에 상륙했다는 내용인데요. 코리안 타코는 우리나라 언론에서도 자주 소개되었던 퓨전 요리입니다. 움직이는 트럭에서 한국식 불고기를 멕시코 요리인 타코와 결합해서 새로운 요리로 탄생시킨 것으로 트위터를 통해 어느 지역에서 머물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마케팅으로 성공해서 더욱 유명해졌죠. 일명 코기 트럭입니다.
트위터 : @KOGIBBQ
이런 방식의 요리가 LA, 즉 서부지역에서 인기를 끌면서 동부지역까지 전파되었다는 것이고 심지어 유럽에서도 이런 방식의 요리법이 전파되고 있다고 하네요.
곧 우리나라에도 들어올 수 있겠죠. 그러면 앞에서 설명했던대로 '피자 효과'의 사례로 소개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쯤 되니 '우리 음식의 세계화' 등등이 떠오르시겠죠? ^^
하지만 이 소식을 전해준 신시아 유 나누미 편집장의 의견은 다릅니다.
이렇게 해외 문화권으로 전파되어 변형된 음식이 원조 지역으로 역수입되는 현상을 설명하는 '피자 효과'의 문화적 의미는 바로 '공유'와 '나눔'을 용인하는 대범함이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무슨 소린고 하니, 만일 음식이 '특허'나 '소유'로 누군가의 것으로 묶여 있고 '원조'를 주장하는 대상이라면 이러한 퓨전 요리는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이죠. 각 나라 문화권에서 음식법은 누군가의 고유한 '며느리도 모르는 비법'이 아니라 서로 나누고 함께 발전시켜나갈 때 더 새롭고 만족스러운 음식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겁니다.
피자를 개발한 사람이 있고 그 음식법을 소유하거나 독점했다면 과연 우리가 맛있게 먹고 있는 지금이 다양한 피자가 만들어질 수 있었을까요? 이 것은 '베끼고', '표절하고', '아이디어를 훔치는' 차원이 아니라 새로운 '나눔'의 문화가 가져다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적인 보상인 겁니다.
저작권인다 지적재산권이다 하며 서로 소유에 맹목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순간에도 전세계 인류는 서로 나누고 공유하는 문화를 통해 새로운 창조를 경험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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