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마지막 강의의 핵심 '진실(Truth)'

마지막 강의 - 10점
랜디 포시.제프리 재슬로 지음, 심은우 옮김/살림

너무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봤고 감동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그래서 봤다.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랜디 포시의 마지막 강의가 내게 무엇을 줄 수 있을까. 지구 반대편에서 살아왔던, 그리고 죽음 앞에 당당하고 즐겁게 마지막 순간을 즐기던 사람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며 난 무슨 생각을 해야 할까.

늘 그렇듯이 다시는 그에게서 들을 수 없는 마지막 이야기라는 것만으로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하나하나가 절실하게 다가온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잠시 휘리릭 책을 넘기며 훑어보았다. 계속 그 안에서 보이는 단어들이 스친다. 줄을 쳐 놓았거나 모서리를 접어 놓은 곳에서 더 뚜렷하게 내 시선을 끄는 단어 하나가 보인다.

'진실'

솔직하고 진실되고 간절히 정말로 원하는 무엇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것을 이루고 싶다고 말하고, 그것을 이뤘다는 것을 말하는 순간순간 그 스스로에게 인생의 마지막을 다짐하는 것 처럼 그렇게 '진실'이란 단어는 독자에게 크게 다가온다.

만약 조언을 하려는데 나에게 오직 세 단어만 허용된다면 단연 '진실만을 말하라(Tell the Truth)'를 택할 것이다. 그리고도 세 단어가 더 허용된다면 나는 거기에 '언제나 All the Time'을 더하겠다. 부모님은 나에게 '말은 곧 네 자신이다'라고 가르쳤는데 위의 말에 관해 이보다 더 나은 설명은 없다.
정직함은 도덕적으로만 옳은 것이 아니라 효율적이기도 한 것이다.
<마지막 강의> 랜디포시, 223p
진실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는 세상을 살다보면 깨닫게 된다. 물론 진실됨이 중요하다는 것쯤은 우리 모두가 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한다는 것이 효율적인 것은 알겠는데 정말 도움이 되는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지 않은가.

잘못을 고백하고 누군가의 잘못을 고발하는 것은 진실된 행동이고 자신에게나 남에게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는 행동이지만 사회는 고백하는 자를 비난하고 고발하는 자를 매장하려 한다. 그렇게 세상은 진실된 사람들의 피해사례를 알려주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패배 의식에 젖어드는 것은 <마지막 강의>를 쓴 랜디 포시 교수 처럼 끈질기게 자기가 좋아하고 진실된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권모와 술수, 돈과 연줄에 집착하는 세태를 보아왔기 때문이 아닐까. 세상과 미디어는 그것이 진실된 것이고 지금 우리의 현실 그대로라고 말한다. 이쯤되면 오히려 진실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가식적'으로 느껴질 뿐이다. 미디어는 그렇게 진실됨의 가치를 희석시키고 있다.

랜디 포시가 이 책을 쓰고 나서 2008년 8월 자택에서 숨을 거둔 직후 강남역 교보문고에 우연찮게 들렀을 때 피라미드 처럼 이 책이 쌓여 있는 모습을 보았다. 마치 '드디어 저자가 죽었다. 이제 이 유언장을 사가라'는 강력하고 너무나 세속적이지만 솔직한 마케팅이 아닌가. 그렇게 세상은 '진실'이란 단어를 갈갈이 헤쳐놓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갖고 있는 한가지 삶의 기준 '진실'의 무게감은 여전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지금 손에 쥐고 싶은 것은, 또는 손에 쥔 것은 정말 진짜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었을까.

마지막으로 자막 있는 랜디포시 교수의 짧은 동영상 하나와 한시간 넘는 완전체(?) 영문 동영상 하나를 퍼온다. 마지막 강의에 대해 좀더 알고 싶으신 분은 도비호님의 이 글을 추천한다.

카네기멜론대학 Randy Pausch교수의 마지막 강의 - dobiho on HCI 


 


마지막 강의 영문 스크립트 [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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