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 간담회] 초당 요금제 카드를 꺼내든 SKT... 타사는 그대로?

[블로거 간담회] 초당 요금제 카드를 꺼내든 SKT... 타사는 그대로?

물과 공기 만큼이나 우리 생활 속에 깊숙하게 자리잡은 휴대전화.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거나 늘 손에 붙들고 있다보니 부담해야 하는 요금에 대해 고객들은 늘 민감했고 그동안 높은 요금에 대한 불만도 높았다.

그렇다보니 3개 업체가 과점 상태를 이룬체 큰 수익을 내는 이통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따뜻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늘 비난을 쏟아냈다는 편이 맞을듯~ 자연스레 민간 주도로 이통사에게 요금인하를 압박하는 경우가 늘어났고 마지못해 조금씩 요금이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주변에서 자기가 내고 있는 요금에 만족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그런 상황에서 최근 SKT가 초단위 요금제를 선보인다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시작했다.
지난 3일 저녁 일등 업체가 꺼내든 초단위 요금제 카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간담회에 다녀왔다.


SKT의 초단위 요금제는...?

초단위 요금제. 최근 뉴스나 광고 등에서 많이 들었던 이 녀석의 정체는 뭘까?
사실 답은 이름 자체에 드러나 있다. 우리가 휴대전화로 전화할때 부과되는 요금의 부과 기준을 1초 단위로 축소한다는 것이니 말이다.


이게 왜 중요한가하면 기존엔 이통사들이 최소 과금 기준을 10초로 뒀기에 11초만에 통화를 끝낸다고 해도 20초에 해당하는 요금을 받았고 마찬가지로 10초 미만의 짧은 통화라도 10초 만큼의 요금을 다 받아갔는데...

여기서 간단한 산수를 좀 해보면 일반적으로 표준 요금제시 10초당 18원 정도가 부과되니 기존에는 20초분인 36원이 부과됐던 것에 비해 이제는 19.8원만 부과되게 됐다는 것. 별 것 아니네라고 생각한다면 술술술 세는 요금이 그다지 아깝지 않은 부유한 고객인 모양이다.-_-

3월 1일을 기해 모든 SKT 고객에게 일괄 적용되는 초단위 요금제는 이렇게 작지만 쌓아놓고보면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정책으로 덕분에 그 동안 소비자단체 등에서 초단위 요금제 적용을 끈질기게 정부와 기업에 요청했고 SKT가 먼저 시작하는 것이다.


SKT의 자랑, 경쟁사 압박의 열쇠...

이번 간담회에서는 SKT의 초단위 요금제 관련 몇가지 추가 정책도 함께 발표됐다.
당장은 아니지만 3초 미만의 짧은 통화는 통화 자체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거나 SKT의 FMS 서비스인 T Zone에서도 초단위 요금제를 적용한다는 등의 내용이 그것인데...


잘못 걸었다거나 회의나 수업 등 통화가 곤란한 상황에서는 짧게 통화를 하더라도 불필요한 과금을 피할 수 있게 된다는 점 역시 나쁘지 않은 정책이었다. 다만 어느 시점까지 과금이고 비과금인지가 좀 애매할 것 같긴 했는데 매 통화마다 3초를 넘겼다고 안내하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초를 세면서 통화를 하는 것도 어려워서 SKT측은 매우 정확하게 3초 미만 통화를 분리해낸다고 했지만 고객들은 약간은 혼란스러울수도 있을듯 하다.

또 T Zone의 초단위 요금 도입도 휴대전화간 통화에 한정된다고는 해도 역시 일정 부분 요금 절감을 기대해볼 수 있는 변화라 하겠다. 혹시나해서 T Zone에 대한 설명을 더하면 고객이 지정한 T Zone안에서 한 통화는 인터넷전화 수준의 요금이 부과되는 서비스다. SKT는 초단위 요금제의 T Zone 적용과 함께 최대 2곳의 T Zone을 설정하거나 할인지역인지 아닌지를 안내하는 부가서비스 등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SKT의 T Zone은 KT가 휴대전화에서 인터넷전화를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내놓은 FMC와는 약간 달라서 자신이 지정한 장소에서만 요금 절감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010 외에 070 번호를 또 관리해야한다는 불편함 등은 적은 어려운게 싫다는 일반적인 휴대전화 고객에겐 다소 유리한 방식이라 하겠다. 그리고 활동 반경이 넘다면 KT, 집과 사무실 등으로 제한되어 있다면 SKT쪽이 좀 더 편리할 것 같다.


2, 3위 업체들은 어떻게 대응할까?

SKT는 간담회 자리에서 초단위 요금제를 앞세워 고객을 끌어오겠다는 계획을 숨김없이 털어놨다. 초단위 요금제로 1년에 절감되는 고객의 돈이 2,000억 정도. 거꾸로 SKT의 순익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제 막 순익 1조 클럽에 들어선 SKT로서는 적지 않은 손해가 될 수 있는 판단이었지만 초단위 요금제를 발판으로 KT와 LGT의 고객들을 끌어오겠다는 건데 늘 1위였던 SKT의 경우 요금으로 경쟁사를 압박하던 사례가 거의없었던 걸 보면 이번 카드에 공을 들인 느낌이긴 하다.


돌아보면 저렴한 요금은 늘 뒤를 쫓는 추격자들이 던지는 무기였다.
대신 1위 업체는 품질 등을 앞세우며 프리미엄 이미지와 그만큼 높은 가격을 부르는게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는 얘기다. 초단위 요금제를 도입했다고 해서 SKT의 요금제가 경쟁사보다 확~ 저렴해진다는 건 아니지만 SKT가 초단위 요금제를 도입하고 실제로 고객들이 효과를 체감하는 즈음이 되면 압박이 제법 심해질 것이다.

일례로 벌써 KT와 LGT가 새로운 요금제를 내놓으며 고객 관심끌기에 나서는 것만봐도 초단위 요금제로 바로 넘어가긴 부담스럽지만 경쟁은 해야하는 입장에서 분주히 새 카드를 꺼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물론 그들이 선택했으면 가장 좋은 대응은 그들 역시 당장 초단위로 과금 구간을 조절하거나 전환 계획이라도 확실히 해서 공중전화의 낙전처럼 사라지고 있는 고객들의 돈을 지켜주고 안심시키는 것이겠지만 과연 어떨른지~ 분전을 기대한다.


블로거와 나눈 갑론을박~

SKT의 발표가 끝난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역시나 SKT에 대한 성토로 시작됐다.
1위 사업자, 가장 비싼 요금제를 고수한 사업자로서의 인식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해야할까?

그동안 국내에 제시된 여러 통계를 통해 우리가 OECD 국가중 비싼 요금을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 어김없이 나왔고 SKT의 대응은 일단 기존에 발표된 통계는 각각의 나라별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었기에 정부가 국내에 맞는 지표를 준비 중이라는 답변을 해왔다.

물론 나라별로는 초단위 요금을 적용하는 경우 초단위 요금제에 별도 비용을 부과하는 경우 10초 과금 등 다양한 기준을 갖고 움직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차이가 있기야 하겠지만 미디어를 통해 나오는 얘기는 비싸다 혹은 그렇지 않다 정도였기에 정말 싼지 비싼지 늘 고객들이 혼란스러워야 한다는 게 아쉽다.


또 간담회 주제는 아니었지만 스마트폰과 관련된 데이터 요금에 대한 이야기도 꼬리를 물었는데 현재 SKT의 데이터 요금제가 용량 차이는 크고 가격 차이는 낮아서 발생하는 심리적 갭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얘기가 많이 나왔다. 관련해서 SKT측 답변은 현재 스마트폰 시장의 본격적인 개화와 함께 데이터 사용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다시 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부디 그 시뮬레이션이 고객이 피부로 느낄 수준이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번외의 이야기긴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시 테더링과 관련해 유료화로 한참 말이 많았는데... SKT에 따르면 약관상 테더링을 유료로 한다는 건 SKT 뿐 아니라 KT도 동일하게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현재는 시스템의 미비로 SKT건 KT건 테더링을 유료로 서비스하지 않고 있으며 그래서 KT는 대외적으로 테더링이 유료가 아니라는 식의 메시지를 흘린다는데 KT의 약관을 확인해본 것이 아니라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단시일 내에 테더링을 쓴다고 요금이 부과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또 SKT가 테더링을 막는 기본적인 이유는 음성 통화 대비 월등한 데이터 사용이 기지국 등 장비에 영향을 주면서 서비스 전반에 혼란이 생기는 걸 막기 위함이라고. 일견 이해가 되면서도 고객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는 현재의 모습이 아쉽긴 했다. 빨리 4G 시대가 열려야 좀 여유로워질듯~

이런저런 얘기가 오고가는 중에 귀에 쏙 들려오던 건 SKT 내부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던 목소리가 최근에는 변화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리도 귀를 막고 살던 과거의 모습을 고수하는게 아니라 적잖은 위기 의식을 가지고 대응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덩치도 크고 그간의 스타일이란게 있으니 한꺼번에 짠하고 달라질 수는 없지만 SKT 스스로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자성의 바람이 불고 있다니 SKT를 향해 쏟아지는 벌떼같은 비난이 조금씩은 줄어들지 않을까란 생각이 자연스레 든다는 얘기.


초단위 요금제, 그 이상을 기대하며...

이렇게 국내 최초의 초단위 요금제는 SKT를 통해 3월 1일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간 SKT가 공식적으로 약속했던 요금인하 약속 또한 완성된다고 한다. 하지만 SKT의 생각과 달리 고객들은 여전히 요금인하와 좀 더 합리적인 요금제의 등장을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고객의 요구가 흩어져 사라지는 대신 수면 위로 떠오르는 요즘.
그들을 자유롭게 쥐고 흔들 수 없는 요즘이 되고보니 SKT 역시 1위 기업의 이미지만 고수할게 아니고 시대적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가길 바라게 된다.

초단위 요금제는 분명 KT나 LGT 같은 후발주자들도 적극적으로 수용해줬으면 하는 요금체계이다. 자의든 타의든(타의쪽에 가깝겠지만.-_-) 초단위 요금제를 먼저 도입한 SKT의 변화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계속되는 고객을 향하는 SKT가 되었으면 좋겠다. 인터넷을 필두로 온오프라인을 통해 쏟아지는 따끔한 고객들의 이야기에도 더 크게 귀를 여는 모습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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