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웹2.0 관전기

윤석찬 (다음 R&D 센터 팀장) 2007/11/07
2004 년 10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웹2.0 컨퍼런스가 열린 지 만 3년이 되었다. 그 동안 웹2.0이라는 용어는 전 세계 웹 서비스 산업과 업계의 화두가 되었다. 실리콘 밸리에서 수 많은 기업들이 창업 대열에 들어섰으며 전 세계적으로 특히, 일본, 한국 등지에서 웹2.0 수식어를 붙이는 서비스와 행사, 서적들이 앞다투어 나오면서 새로운 마케팅 버블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사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웹2.0이라는 흐름이 일방적이고 단일화된 기존 포털 중심 웹 서비스에서 다양한 웹 서비스를 분출시켰다는 점에서는 그 의미는 적지 않다. 특히, 창업과 M&A를 통한 혁신의 바람이 다시 일어 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긍정적인 신호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월 초 미국 실리콘 밸리 한복판에서 네 번째 웹2.0 컨퍼런스가 열렸다. 작년부터 ‘웹 2.0 서밋’라는 이름으로 바뀐 이번 행사는 3,200달러가 넘는 비싼 등록비에다 오로지 초대를 통해서만 참가할 수 있는 슈퍼 콘퍼런스로 급부상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성황을 이루었고 현장에서 웹의 변화하는 모습 그 자체를 느끼고 이야기할 수 있었다. 해외 블로거들의 소식과 제공 동영상 등을 통해 웹 2.0 서밋의 이모저모를 살펴 보고 지금 글로벌 웹 2.0의 흐름이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한번 살펴 보고자 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웹 플랫폼 주류로
올해의 주요 이슈는 단연 페이스북과 마이스페이스를 주축으로 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이다. 미국에서도 2004년 한 때 Friendster, Orkut 같은 소셜 네트워크 강풍이 불었으나 이내 잠잠해졌다. 하지만, 과거 SNS 서비스가 단순히 연결 그 자체에만 무게를 두었다면 이들은 미국의 젊은 브로드밴드 세대들에 의해 일종의 장난감 서비스들을 포괄해서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이 다르다.

국내에서도 아이러브스쿨이 온라인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가능성을 열었다면 싸이월드에 와서야 비로소 그 꽃을 피웠던 것과 같은 이치이다. 과거와 전혀 다른 온라인 사용 행태와 문화를 가진 젊은 세대를 통한 변화의 모습은 한국과 미국이 다르지 않다.





특히 대학생 소셜 네트워크로 시작한 페이스북(Facebook)의 젊은 CEO 마크 주커버그와 이에 맞서고 있는 마이스페이스의 루퍼드 머독은 외부 개발자에게 자사의 플랫폼 개방과 광고 모델, 외부 투자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내놓았다.

이들 양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이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에 러브콜을 받고 있으며 전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브로드 밴드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필연적으로 정보 검색에서 인적 교류와 콘텐츠 생산 및 소비가 왕성해 지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현상이고 이러한 추세는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차세대 SNS 플랫폼, 페이스북 vs. 오픈 소셜
웹 2.0 서밋에서 루퍼드 머독은 마이스페이스는 곧 페이스북 같은 개방 플랫폼 모델을 발표한다고 했다. 이는 11월 초 구글의 오픈 소셜 파트너로 참여하면서 현실화 됐다. 구글의 오픈 소셜(Open Social)은 기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와 웹 애플리케이션 개발사들을 묶어 주는 일종의 표준 플랫폼으로 전격 발표 되었다.

제휴사 중에는 브라질과 영국에서 유명한 Orkut과 Friendste, 비즈니스 네트워크인 LinkedIn, Salesforce, 그리고 페이스북에 웹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는 Slide, RockYou, iLike 등 주요 업체들이 망라되어 있다. 사실 폐쇄형으로 운영되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사이를 느슨하게 만들어 자사의 검색 및 광고 플랫폼을 이식하겠다는 구글의 속내가 드러나 있다.

사실 페이스북 플랫폼은 외부에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에서 사실 반쪽 짜리 개방 플랫폼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뒤늦게 마이스페이스가 참여해서 힘을 얻게 된 구글 오픈 소셜 네트워크가 내부 다양한 SNS들과 개발 파트너까지 포괄해서 페이스북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 된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누가 한번 시장을 장악하면 2등은 없는 대표적인 서비스이다. 자신의 인맥을 두 군데서 관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페이스북이 작년에 대학생 외 사용자에게도 가입을 하게 하고, 올해 개발 파트너사들이 자사의 서비스에 부가 웹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게 되면서 마이스페이스 사용자들이 빠르게 이전하고 있는 추세도 엿보이기 때문이다. 웹 2.0 서밋의 페이스북 플랫폼 패널 토론에서 iLike의 Ali Partovi는 페이스북이 DOS, Windows, HTML, 구글 다음 가는 패러다임 변화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기존 공룡들도 웹 2.0 무시 못해
웹2.0 서밋에 나오는 거물급 인사들을 보면 웹 2.0과 구글의 힘은 기존 공룡 IT 기업들도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잘 보여 준다. 여러 차례 구글에 대해 독설을 뺏어낸 직설 화법의 Microsoft CEO 스티브 발머는 MSN 검색 서비스가 구글에 비하면 아직 초보 수준임을 인정했다. 특히, 구글의 오피스 서비스가 MS 오피스 보다 온라인 상 개인간의 협업 수단으로는 유용하다는 등 구글에 대한 직접 공격은 하지 않았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웹 서비스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대한 벤처 기업 투자 및 M&A를 강조하였다. 특히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청중들에게 알려 주고 회사를 팔 사람이 있으면 연락하라고 까지 하면서 앞으로 5년 동안 20개의 회사를 약 50~200만달러에 사준다고 합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 MS는 페이스북 지분 1.6%를 2억4,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를 기준으로 페이스북 자산 가치를 환산하면 무려 150억달러에 이르는 어마어마한 금액이 된다.








위의 동영상에서 스티브 발머는 MSN의 검색 서비스가 12살인 구글에 비해 3살짜리에 불과하고 나이가 들면 덩크슛을 해 농구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한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는 발머에게 대담자인 버틀러는 “(아이팟에 뒤지고 있는) June에 대해서도 이야기 해 봅시다!”라고 뻐아픈 한마디를 던져서 발머 뿐 아니라 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밖에 어도비의 CEO인 Bruce Chizen은 AIR 플랫폼를 강조하면서 MS의 Silverlight이 Flash의 전략을 모방하고 있다면서 자신들이 99%의 점유율로 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특히 10년 후에는 어도비의 모든 제품을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서 주목을 끌었다.

개방 플랫폼 전략은 계속…
이베이의 맥 휘트먼 CEO는 플랫폼 외부 개방과 혁신을 강조해서 눈길을 끌었다. 이베이 혁신 서비스들을 모아 놓은 Ebay Innovation 사이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베이와 페이팔의 외부 개발자 대상 플랫폼 개방 전략은 많은 기업의 귀감이 되고 있다. 특히 이베이의 90% 결제수단이자 지불 플랫폼의 강자인 페이팔의 경우 소셜 네트워크와 연계한 신원 정보 서비스의 가능성을 열어 두기도 했다.
이베이와 함께 관심 있었던 것은 Amazon이 기존 소매 기반 인프라를 기반으로 컴퓨팅 파워 및 스토리지를 빌려 주는 웹 서비스 플랫폼이다. 아마존의 새로운 도전은 플랫폼은 하드웨어로서 서비스(Hardware as a Service)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매년 컨퍼런스 마다 이 플랫폼을 사용하는 개발자 및 통계는 계속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아마존의 Adam Selipsky은 현재 아마존 웹서비스(AWS) 개발자가 265,000여명이고 분산 스토리지(S3)에 저장되어 서비스 되는 객체가 2분기의 두배가 넘어서 100억개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초당 트랜잭션도 27,601회로 급격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하튼 이번 컨퍼런스에 대해 다년간 웹2.0에 대해 블로깅을 해온 Read/Write Web의Richard MacManus는 “2004년 웹 2.0 컨퍼런스는 웹2.0의 개념이 처음 태동하였고, 2005년 웹 2.0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과 낙관론이 교차했다”면서 “2006년 웹 2.0 서밋에서 웹 2.0이 이미 비즈니스 세계로 접어 들었고, 이제 2007년에는 이미 주류와 대세라는 이름을 붙이기에 적당하다”고 말했다.

웹 2.0은 초고속 인터넷이 지배하는 글로벌 인터넷 서비스의 진화라는 거대한 흐름을 타고 성장하고 있다. 매년 이 컨퍼런스에 출석 하면서 IT 시장 트렌드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모건 스탠리의 Mary Meeker는 올해 특히 중국 및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우리 나라도 여전히 중요한 IT 국가임을 명시하였다.


이미지 설명 글


사실 우리가 이미 겪어온 이러한 사회 문화적 변화가 전 세계에 퍼져 나가는 있다. 전 세계인들이 한국을 IT 실험장이라 하지만 실험의 결과가 우리의 결실로 돌아오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글로벌 웹2.0은 이렇게 발전하는 데, 오히려 우리는 웹 2.0에 대한 관심이 식어지고 있다. 글로벌 웹 서비스 산업의 변화를 관전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시금 현실을 인식하고 미래를 향한 도전 정신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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