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SNS의 대표주자 카이신왕(开心网)

2000년대 초 대한민국을 미니홈피 열풍으로 몰아넣은 사이트가 있었다. 이전까지 인터넷상의 활동이 미미하던 20~30대 여성까지 하루에도 수십 차례씩 사이트를 방문하게 만들고, 미니홈피 사진을 업데이트 하기 위해 고가의 디지털 사진기 구입도 서슴지 않게 만들었던 사이트, 바로 싸이월드이다.

2008년 중국 인터넷의 대표적인 특징 중의 하나가 바로 한국의 싸이월드와 같은 수많은 SNS 사이트의 등장이다. 수를 헤아릴 수 없는 커뮤니티 사이트들 중 최근 开心网 www.kaixin001.com(카이신왕 – 즐거운 사이트)이라는 사이트가 한국의 싸이월드가 보여줬던 열풍과 흡사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2008년 5월부터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수 개월 만에 몇 백만 명의 회원을 확보하였으며, 8월 일평균 방문자는 100만 명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이미 여러 기업이 사내에서 开心网의 접속을 차단한 상태이다. 범람하는 SNS 사이트와 사내 제한 사이트/프로그램이 흔하지 않은 중국 상황에 비춰 본다면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开心网의 가장 인기 있는 서비스는 “争车位(주차게임)” “朋友买卖(친구매매)” “投票(투표)” 세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争车位는 주차장에 주차를 하는 플래쉬 게임이다. 반드시 다른 사람의 주차장에 주차를 하여야 하며 주차 시간에 비례 하여 사이버 머니를 받는다. 만약 주차장의 주인에게 발각되면 불법주차자의 차와 사이버 머니는 모두 주차장 주인에게 압류된다. 朋友买卖는 말 그대로 친구를 매매하는 것이며 投票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사건이나 사회적인 이슈 등을 주제로 하여 누구나 투표를 진행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SNS 사이트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미 어느 정도 눈치챘겠지만 开心网은 미국의 대표적 SNS 사이트 Facebook을 벤치마킹 하였다. 가장 인기 있는 주차게임과 친구 매매도 Facebook의 Friends for sale 과 Parking War를 그대로 벤치마킹 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호사가들은 开心网은 그저 Facebook의 성공적인 중국 현지화 모델일 뿐 새롭고 독특한 서비스는 아니다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하지만 세간의 이러한 평가가 지금 开心网의 인기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 开心网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친구매매와 다른 사람의 주차장에 주차를 해서 얻은 가상 머니를 통해 새로운 명품 자동차를 구입해 다시 게임을 즐기는 이런 간단한 모델에 왜 많은 사람들이 그토록 열광 하는 것 일까? 해답은 바로 조작과 사용이 쉽다는 점이다. 너무 쉬운 이 사이트의 주차게임을 지칭해서 백치(白痴)게임이라고 까지 한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백치게임이라는 별명과는 다르게 대부분의 충성 방문자는 화이트칼라 계층이다. 한국 싸이월드가 미니홈피를 꾸미는데 HTML, 포토샵 등의 기술이나 지식이 필요 없게 만듦으로 해서 20~30대 여성층을 충성 고객으로 만든 것과 달리 开心网은 너무나 쉬워 지루함까지 일으킬 수 있는 아이템을 가지고 화이트칼라를 충성 고객으로 만든 것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많은 인터넷 전문가 들은 오프라인의 복잡성을 온라인에까지 연결 하지 않으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开心网의 중국 SNS 분야 내 독주체재는 앞에서 이야기 했듯 이전 싸이월드의 그것에 비할 만 하다. 많은 사람들이 업무도중 틈틈이 주차게임을 하고 친구를 노비화 시키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분유 파동에 대해 의견을 제시 하고 있다. 또한 여러 SNS 사이트들이 开心网을 모방한 서비스를 앞 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어느 정도 위치를 확보한 기존의 몇 개 사이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SNS 사이트들은 모두 开心网과 유사하게 간단한 아이템으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간 중국 SNS 사이트가 이런 구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 하는 사람들은 드물다. 중국도 이제 더 이상 만만디(慢慢的)사상이 주를 이루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특히나 온라인의 빠른 변화 속도와 네티즌의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욕구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开心网이 현재 서비스를 어떻게 보완하고 얼마나 참신한 아이템을 내놓을 수 있는지가 开心网과 중국 SNS 분야의 미래를 결정 할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출처 : 랭키닷컴(랭키차이나 웹애널리스트 최청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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