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트위터를 안하는 이유? : 트위터의 과장된 이미지

대학생들이 트위터를 안하는 이유? : 트위터의 과장된 이미지

트위터 할까말까 ... 대학생들이 주저하는 이유 (광파리)

위 글(이하 '광파리 글'. 링크는 아래 발아점 참조.)은 대학생 36명을 대상으로 강연하면서 '트위터 하는 사람 손?' 이랬더니, '썰렁~' 했다는 글이다. 나도 좀 의외이긴 했는데 암튼 공감하는 부분도 있고, 사소하게 갸우뚱한 부분도 있어 끄적여본다. 

1. 우선 광파리 글에서 인상적인 언급( 및 인용) 몇 가지. ㄱ. 트위터에는 아저씨들 많아서 구리다. 물 안좋다.(아주 공감. ㅎㅎ) ㄴ. 3,40대 아저씨들이 직무와 관련한 수준 높은 정보 내놓아서 기 죽는다.(정말?) ㄷ. 트위터보다 미니홈피나 메신저 좋아한다.(그런데 트위터가 메신저.. 아닌감?)  

특히 ㄴ.과 관련해서 광파리글 해당 부분을 인용해보면 이렇다.
현재 대학생들은 고등학생 시절 내신등급 때문에 친구에게도 필기장을 빌려주길 꺼렸던 세대입니다. 공개하면 손해라는 생각을 했을 지도 모릅니다. 공개할 만한 정보가 많지 않다는 것도 부담이 되겠죠. 3,40대 아저씨들이 직무와 관련된 수준 높은 정보를 내놓는 걸 보면서 기가 죽었을 지도 모릅니다. (...) 제 얘기는 우리 사회가 ‘개방’으로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웹2.0 붐이 한창일 때 개방/공유/참여를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 했습니다. 요즘엔 굳이 이걸 거론하지 않습니다. 이미 사회 깊숙이 스며들었기 때문입니다.(광파리)

2. 좀 의아한 건 트위터가 무슨 대단한 정보 교환의 공간이고, 자신의 '숨겨진 자료'를 내놓는 공간으로 이미지화되었다는 점이다. 웹 콘텐츠 링크 소개(정보 필터링/정보 유통)하고, 가끔씩 단상 올리고, 서로 안부 묻고, 농담 따먹기하는 공간. 이게 내가 생각하는 트위터다. "공개할 만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 부담"이 된다는 광파리의 지적은 내가 모르는 뭔가가 트위터에서 정말 공개되어 교환되고 있는건가 싶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트위터 이미지가 무슨 대단한 지적 공간, 고급 정보의 유통 공간으로 과장되는 것 같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솔직히 내 체험치로만 보면 후자의 의심이 좀더 강하다.

3. 물론 나는 트위터를 꽤 좋아한다. '개방성'가 친한 매체로 웹의 개방성을 잘 구현하는 매체로 트위터가 이야기되는 건 나도 대체로 찬동하지만, '고급정보의 유통공간'으로 과장되는 건 이상하다. 그러니까 대학생들이 트위터를 잘 쓰지 않는 이유가 "아저씨 많아서 구리다."라는 (좀 비과학적이지만) 설득력(ㅎㅎ) 있는 게 아니라 "공개할 만한 정보가 많지 않아서"라는 내 체험치와는 동떨어진, 그래서 적어도 나로선 별로 설득력 없는 것이라면 좀 아쉽다. 이런 과장된 이미지가 젊은 친구들의 접근을 오히려 방해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트위터가 별건가. 그냥 쓰다가 땡기면 계속 쓰는거고, 다른게 좋다고 생각하면 안쓰면 그만이다.

4. 광파리의 언급 가운데 "개방/공유/참여(라는) 시대정신"이 "이미 사회 깊숙이 스며들었"다는 지적은, 이게 그저 막연한 기대감을 표명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우리사회가 그렇다는 것인지 아주 헷갈린다. 나는 우리사회가 '개방/공유/참여'와 친하지 잘 모르겠다. 실은 이런 가치와 별로 친하지 않은 것 같다. 네이버는 여전히 표면적으로만 '개방'으로 위장하고 있고(물론 해피빈 콩 같은 건 좋다/그런데 이런 건 정말 좀 고치자), 대학생들 리포트 팔아먹는 해피캠퍼스 따위의 웹서비스가 돈 잘~ 번다. 메타블로그들도 J준의 지적처럼 "광고주와 블로그들 사이에서 광고 브로커 역할에 불과"한 것으로 "변신"한지 오래다. 국민들에게 당연히 정리되어 제공되어야 마땅한 국가기관의 공적 자료들(가령 입법정보, 예산안, 주요 재판자료 따위)을 관리하는 웹사이트 서비스는 정말 개판이다.

5. 써머즈의 "2009년 12월 현재 한국에서 트위터를 대체하는 서비스는?"은 대한민국을 지배하는 웹서비스의  메카니즘과 관련해 아주 설득력 있고, 흥미로운 시사점을 준다. 적어도 대학생(뿐만은 아니겠지만)이 트위터를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강력한 힌트를 주지 않을까 싶다. 이 써머즈 글에 대해서도 짧게나마 글을 쓰고 싶다(지만 밀린 글이 너무 많다...;;; ). 일독 강추한다.


* 발아점
트위터 할까말까 ... 대학생들이 주저하는 이유 (광파리)

* 관련글
트위터 줄세우기 서비스 : 거짓전도사들

* 관련 추천 : 강추.
2009년 12월 현재 한국에서 트위터를 대체하는 서비스는? (써머즈) : 특히 '실시간 인기검색어' 혹은 '급상승 검색어' 이 거지발싸개 같은게 사라지지 않는 한 우리나라 정보유통 수준의 질적 하락은 피할 길 없다는 강한 소신(ㅡ.ㅡ;)을 나는 갖고 있다. 그래서 최근 구글코리아가 "한국형"을 내세우며 사이드바에 '핫이슈'를 내세운 정말 생뻘짓에 대해 나는 아주 강한 유감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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