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블로그

#. 지난 토욜에 올블 탑백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5주년 올블탑백 행사에는 다섯 개의 특별상 부문이 있었는데, 그 중에 '영감을 주는 블로그'란 부문에 뽑혔네요. 물론 기분 좋죠. 하지만 좀 민망합니다. 제가 영감을 주는 블로거라구요?  할멈도 못주는 판에 무슨 영감?(썰렁한가요? 죄송. ㅡ.ㅡ; ). 그럼에도 뽑아주신 독자들, 올블유저들께는 진심으로 깊은 고마움을 전합니다. 중간 부분은 너무 잡담이 길어진 것 같아서 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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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이 글 쓰는 건 올블어워드 얘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용산 노제 이야기를 하려는 것도 아니고,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글감이라고 생각했던거니까 쓰는가보다. 이런 개차반 같은 블로거가 세상에 어딨나 싶은 생각도 드는 찰나... 아, 그래도 내가 생각하는 진짜 영감을 주는 블로거들을 몇 명 소개하고픈 마음으로 글을 써본다.라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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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블로거들이 종종 인용하는 만화 짤방 대사처럼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1. 주낙현 신부님의 성공회 이야기
최근 가장 큰 영감을 주는 블로그는 주낙현 신부님의 블로그다. 지난 연말에 잠깐 한국에 오셨는데, 그 때 나눈 이야기들 보단 뭐랄까, 그저 같은 공간에서 짧게나마 이야기를 나눈다는 그 자체에 나는 꽤나 감동했었다. 그때 블로깅 열심히 하마 약속하셨던걸 최근에 아주 제대로 보여주고 계신다. 다시 돌아가신 뒤에 쓴 글은 두 개 뿐이지만,  모두 보석 같은 글들이다.
- 보이는 것들과 감추인 것들…
- 보이는 것들과 감추인 것들 2
- 이미지와 이콘 사이에서 - 보이는 것들과 감춰진 것들 3
- 신앙인, 그 낯선 이방인
- 아바타와 브룩스의 '메시아 콤플렉스' 

2. ego+ing
솔직하게 말하면 이고잉님의 글에 대해선 그 관점에서 갸우뚱하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너무 유미적인 수사들을 장식적으로 사용하는 건 아닌가 싶은 느낌을 받을 때도 있지만, 그런 관점의 차이, 유미적인 글쓰기가 싫다기 보다는 좋을 때가 많다. 그리고 그 글들이 반짝거리며 빛나는 순간들을 만나면 이런 저런 다른 생각들에 빠지곤 한다.
- 트위터라는 계급사회의 매트릭스 : ㅎㅎ
- 잃어버리는 것들 : 결핍 혹은 퇴행의 쌍으로서의 진보.
- 어떻게 선의를 디자인할 것인가 : 강남역의 난로.
- 풍요와 결핍 : 읽어버리는 것의 다른 버전(우정이라는 버전)

3. Amusement Park
아주 좋은 의미에서, 마치 [말죽거리 잔혹사]의 마지막 장면에서, 이소룡의 시대는 가고, 성룡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걸 알리는 권상우의 친구 멘트("야, 이제 성룡이지, 이 새끼 정말 골때려")처럼 커티스의 블로그는 골 때리는 감각과 촌철살인으로 넘쳐난다.
- 우리 좀 솔직해봅시다 : 나보기가역경원
- 1호선의 위엄
- 리퀘스트 : 대도서관님

4. 나솔의 외국어공부
나솔님은 외국어에 대해 관심이 많으신 블로거신데, 처음 인연은 한 달 전 쯤  아주 긴 이메일을 보내주신 일 때문이다. 나솔님은 현재 블로그와 웹 커뮤니케이션툴(스카이프나 구글독스, 간단한 음성녹음 장치들)를 활용해 지식 나누기를 실천하는 참신하고, 훈훈한 프로젝트를 준비중이다. 그리고 나는 그 프로젝트의 신청자(제자)다. 자신의 글을 음성으로 따로 녹음해서 들려주는 방식도 참 독특하다.
- 영어독해 공부방법 소개
- 영어독해 공부방법 및 예
- 영어독해 초보에서 벗어나기

5. 어쿠스틱 마인드
써머즈님은 자신의 지식과 체험들을 소박하게, 그리고 아주 정확하게 풀어놓는 방식으로 블로깅을 하는데, 그게 대단히 시적이고, 부드러운 곡선의 울림이랄까, 그런 우아한 느낌을 전해준다. 가끔씩 풀어주는 웹 서비스에 관한 리뷰와 아이디어들도 참 탁월한 것들이 많고, 유머감각도 풍부하며, 의외로 아주 비타협적인 날선 비판의식을 느낄 때가 종종 있는데, 이 모든 것들이 꽤나 조화로운 균형감 속에서 펼쳐진다. : )  (그런데 사이드바 아카이브가 없어서 예전글들 찾기가 좀 어렵다능..  써머즈님은 탁월한 테마제작자이기도 하죠. ^ ^;; )
- 아바타 단평
- 고 노무현 대통령과 고노무 현대통령의 차이?
- 트위터 대화 중에서 - 신문사, 온라인, 모바일 그리고 기회(?)

7. 뻥구라닷컴
항상 진지하지만 해맑은 소년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는 블로그. 아쉽게도 당분간 긴 이별의 여정에 들었다. 뻥구라닷컴의 잠정적인 블로깅 중단은, 개인적으론, 2009년 블로그 10대 사건들(이 글도 쓰다가 말았는데, 언제 이어쓰나...) 가운데 하나다.
- 작별


* 그 밖에도 영감을 주는 블로그들, 미닉스 블로그, 현실창조공간, 채승병 블로그, 캡콜닷넷, 푸그닷컴(개인적으론 좀 어렵지만), 애릴린먼로 등등... 참 많습니다만, 글이 너무 길어지면 트위터 시대, 아이폰리더 환경에서 살아남기 어려울테니(ㅎㅎ, 물론 농담입니다) 이만 줄일까 합니다. : )

* 그래도 나름 의미있는 올블 특별상 엠블럼은 사이드바에 좀 한동안 달아둘까 싶었는데, 올블에서 선물도 받았는데.. ㅡ.ㅡ; 그건 따로 엠블럼 태그가 제공되지 않네요. 수작업으로 달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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