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언론사 새 수익모델 될 수 있을까

모바일발 인터넷 천지개벽이 일어날 기세다. 너도나도 모바일을 얘기하고 있고, 2010년 스마트폰 보급 확산이 모바일발 태풍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젠 귀가 지겹도록 들려온다. 아이폰이 주도하고 구글이 붐업시키는 현재의 모바일 붐은 마치 www가 처음 소개된 때와 같은 설렘과 기대, 두려움과 공포를 양산해내고 있다.

현재 모바일에 가장 눈독을 들이는 미디어 중 한 곳은 신문사를 비롯한 언론사이다. 언론사는 포털에 내준 웹의 주도권을 모바일에선 반드시 되찾거나 혹은 내어주지 않겠다는 듯 이를 꽉 물고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다들 종편 전쟁에 빠져있는 것만은 사실이나 속속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대열에 합류하며 모바일 전성시대를 야금야금 준비하고 있다. 마치 포털과는 모바일에서 전쟁이라도 치를 태세다.

특히 구독자수 하락에 따른 신문 광고의 위축, 온라인 웹 광고 시장에서의 낮은 점유율을 어떤 식으로든 모바일을 통해 보상을 받겠다는 전략으로 현재에 임하고 있다. 루퍼트 머독과 구글이 벌이는 콘텐츠 유료화 대전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며 향후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가디언 유료 아이폰앱으로 이틀 만에 2800여만원 수익

이러한 가운데 언론사들로선 대서양 건너편에선 언론사에 귀가 솔깃한 가디언의 유료 애플리케이션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16일. 영국의 유력지 가디언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을 무료가 아닌 유료로 선보였다. NYT도 WSJ도, 텔레그라프도, FT 가지 않은 길이었다.

가디언이 제시한 가격은 2.39파운드. 우리돈으로 환산하면 4500원 정도다. 4달러 정도에 육박하는 비교적 비싼 가격이다. 웹에서 공짜로 볼 수 있는 가디언 기사를 아이폰에서 5000원 가량의 돈을 내고 본다? 아마도 주변의 전략가들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평가절하했으리라.

하지만 이들의 기대는 완전히 엇나갔다. 불과 이틀 만에 가디언 애플리케이션은 9000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일단 매출로는 이틀만에 2만1510 파운드를 기록했고. 이 중 30%를 애플이 가져가기에 실제로 가디언의 주머니에 들어온 돈은 1만5000여 파운드였다. 우리돈으로 다시 환산해보자. 2876만4591원이다. 물론 정확한 계산법은 아니다. 가디언은 미국에선 3.99달러를 받고 유럽에선 2.99유로를 받는다고 한다. 대략 계산하면 이 정도라는 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가디언의 적자는 3680만 파운드라고 한다. 이틀 동안 번 돈은 지난해 적자에 비하면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 하지만 언론사로서는 새로운 수익모델의 활로를 찾았다는 데 의의를 두고싶어 할 것이라고 본다.

킨들 이어 아이폰앱서 유료 가능성... 대안일까?

가디언의 무모한 도전은 현재까지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듯하다. 웹에서의 유료화가 아니라 모바일을 통한 유료화는 작동될 수 있다는 힌트를 발견한 것만으로도 언론사들은 환호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모바일 광고 시장이 예상 외의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까지 덧붙이면 모바일은 언론사들에게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잡을 공산이 크다. 광파리님의 글을 보면, 모바일 인터넷이 데스크톱 인터넷의 2배로 커진다고 한다.

얼마전 필자는 LA Times가 킨들로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을 전달한 바 있다.


"얼마전 제 블로그에서 LA Times의 킨들 수익 예측치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LA Times 비교적 최근까지 킨들을 통한 구독자가 2700명 가량이었는데요. 이를 수익으로 환산해보면 연간 9만7200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는 셈입니다. 킨들을 통한 연간 구독료가 120달러이고 이 가운데 30%만이 언론사 수익으로 들어옵니다. 구독자 2700명을 곱하면 9만7200 달러가 도출됩니다."


아직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진출하지 않고 있는 국내 언론들에게 가디언의 사례는 여러 의미심장한 사인을 던져주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지금은 머뭇거릴 때가 아니라 지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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