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3GS, 국내 포털엔 위협일 수도

아이폰 3GS, 2012년 대선 때 어떤 영향 미칠까(2)




이제 네티즌들의 선택이 남습니다. 이 상황이라면 본인들의 지지 의사를 드러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선택 행위에 나설 것입니다. 단 Risk 를 최소화할 수 있는 서비스를 찾게 될 것입니다. 검경의 이메일 조사를 피하기 위해 gmail을 선거 UCC 운용기준으로부터 일정 부분 자유롭기 위해 유튜브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국내 서비스는? 국내 포털은 특정 정파에 휘둘리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큽니다. 따라서 포털의 뉴스 서비스는 선거 ‘정보’를 유포, 유통하는데 집중할 것입니다. 블로그나 동영상 UCC 등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 모니터링 결과에 따라 일부는 삭제될 것입니다.

인터넷선거보도심의위원회의 경고와 주의에 시달려야 하는 포털은 더 조심스럽게 첫 화면 UCC 영역을 운영하게 될 것입니다. 어쩌면 이 기간 동안 일부 관련 서비스의 운영을 중단할 수도 있을지도요. 현행 규정 때문에 어쩔 수가 없겠죠.

하지만 대선은 정보 전쟁보다는 이슈 전쟁의 성격이 더 강합니다. 이슈 전쟁은 편향성, 정파성의 전쟁입니다. UCC(텍스트든 영상이든)를 통한 정파적 이슈 전쟁은 그동안 아고라와 같은 게시판 영역에서 활발했습니다. 2012년 대선 때엔? 검경에 선관위까지 불철주야 감시와 통제하는 공간에 쉽게 자기 소신대로 글을 올릴 네티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겁니다.

게다가 포털은 중립적 정보 제공을 선언하며 예민한 이슈를 유통시키는데 미온적으로 나올 개연성이 높습니다. 네이버는 대선 기간 중에도 오픈캐스트에 정치 관련 정보를 내놓지 않을 것이고요.

예전까지만 해도 성수기(2007년 이전)였던 대선 기간은 국내 포털에겐 더 이상 다루고 싶지 않은 그렇지만 다뤄야 하는 계륵과도 같은 기간이 되어버렸죠.

즉 2012년이 되면 한국 포털은 정보 제공 창구로 남을 것이고, 해외 서비스는 이슈 확산 창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역할이 분명하게 나뉘게 되는 것이죠. 한국 포털은 2007년과 비슷한 스탠스를 아니 오히려 더 보수적인 스탠스를 취할 수도 있습니다.

2012년 대선, 네티즌들은 어디로 움직일까


그렇다면 네티즌들은 어디로 움직일까요? 그리고 어떤 서비스가 성수기를 맞을까요? 저는 해외 서비스일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한국의 관련 법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2. 해외 네트워크와의 접촉이 용이해 이슈 및 정보의 확산 범위를 넓힐 수 있다.
3. 사용성이 국내 서비스에 비해 편리하다.

1번부터 살펴보도록 합시다. 현재 네티즌들은 개정된 저작권법, 그리고 명예훼손 소송에 큰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문화부의 해명에도 네티즌들은 “도대체 어떤 글을 써야 하느냐”며 볼멘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2012년 대선 기간에는 여기에 선거법까지 추가됩니다. 이렇게 네티즌들을 옭아매고 있는 법망을 피해 합법적인 선거 관련 게시물을 제작한다? 2007년의 경우처럼 아예 구경만 해버리고 말 것입니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은 또다른 의미입니다. 2007년 대선과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될 확률이 높죠. 네티즌들의 창작물 제작 행위를 둘러싼 관련 법들이 그 전까지 완화되거나 사라질 가능성은 그리 높아보이지 않습니다. 이 경우 제작을 향한 들끓는 에너지는 어떤 식으로든 표출될 것이고 그 선택지는 가장 익숙한 해외 서비스가 된다고 봅니다.

이들 해외 서비스의 가장 큰 장점은 1번 국내 관련법으로부터 일정 부분 벗어나 있다는 점과 더불어 해외 인사들에게 빠른 속도로 관련 이슈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이란 대선의 경우를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국의 '그린댐 추진' 소식도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급속히 퍼져나갔습니다.

토익, 토플 세대인 네티즌 유권자들은 문제의 동영상과 텍스트를 곧바로 번역해 유통시킬 것입니다. 요즘 네티즌들은 국내의 이슈를 해외에 있는 지인 혹은 해외 네티즌들과 교류하고 공유하는데 익숙합니다. 또한 그런 경향성도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아이폰 3GS의 대중적 보급으로 유튜브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아직 국내 모바일폰과 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결합한 예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있으면 꼭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기껏해야 1~2회의 클릭으로 메일로 전송하는 정도가 전부이죠.

이 같은 불편한 사용성은 사용자 직접 제작 동영상이 일상화하는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진입 장벽인 셈이죠. 이를 아이폰 3GS와 유튜브는 직접 공략했습니다. 컴퓨터를 거치지 않고도 곧바로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는 기술. 유튜브가 1년 전 공언했던 기술을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이탈 뒤 국내 복귀 사용자 기대 이하일 수도

국내 서비스는 위 3가지 면에서 취약합니다. 특히 1번에 발목이 잡혀 자칫 소극적으로 대응할 경우 관련 해외 서비스로 이탈했다 돌아오는 규모가 예상 외로 적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3번 때문입니다.

통상 대선과 재난/재해 같은 ‘대형 사건’은 특정 온라인 서비스의 성장 모멘텀을 형성합니다. 2002년 대선 이후 오마이뉴스의 성장, 패리스 힐튼 사건 이후 Digg의 가파른 성장세, 쓰촨성 대지진과 미 대선 이후 Twitter의 고속 성장이 이를 증명합니다.

‘네트워크의 가치는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메트칼프의 법칙(Law of Metcalfe)이 적용되기 때문이지요. 통상 대형 사건은 수용자 앞에 놓여진 수많은 기술적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도록 강제합니다. 그 당시 수용자들에 가장 쓰기 편한 서비스가 간택당하죠. 그 서비스는 해당 사건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성장 궤도에서 국내 서비스는 이탈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당장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내 포털의 주요 서비스가 수용자들에게 어떤 편익을 가져다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죠.

관건은 구글의 정책적 결단

물론 인터넷 실명제를 거부했던 구글이 국내법을 지키겠다고 못 박을 경우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반대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원진 구글코리아 대표는 실명제를 거부하는 간담회 자리에서 "이런 변화로 인해 유튜브가 한국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보는 게 가장 맞겠다"라고 발언했죠. 즉 게시판 기능을 없애고 한국 국적으로 동영상 업로드가 되지 않도록 한 것으로 사실상 한국 국내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사라진 것입니다.

이원진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구글은 한국에 단 한 대의 서버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이는 사실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버의 국적을 기준으로 판별할 때 구글이 한국의 국내법을 지켜야 할 이유가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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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구글 서비스의 서버가 없다는 것에 대해 channy님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해왔습니다.

"구글이 한국에 서버 한대도 없다는 것은 틀린 말입니다. 현재 구글맵의 gmaptiles.co.kr 서버들은 한국에 있습니다. 또한, 이 서버들이 하는 서비스는 지도반출을 금지하는 한국의 측량법을 충실히 지키고 있습니다."(channy)

물론 "한국에서 한국법을 지키면서 사업하겠다는 생각은 변함없다"며 한국 국내법을 존중하겠다는 의사는 분명히하고 있지만 이는 방통위에 대한 예의 차원이며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오히려 "우리는 이용자 입장에서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실명제가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 자체가 인터넷을 활성화하는 데도 도움이 안 된다"가 진정한 속마음입니다.


이런 발언을 종합해 볼 때 구글은 국내에서도 논란이 있는 선거 UCC운용기준을 전적으로 지킬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겁니다. 미국 기준으로 볼 때 이용자를 위한 법률이 아니라고 판단할 근거들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의 가능성도  남습니다. 국내 아이폰 3GS 사용자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릴 때 의무적으로 한국 국적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방통위가 규제할 경우입니다. 이 경우 아이폰 3GS 이용자는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가 없게 됩니다. 아마 이렇게까지 나선다면 아이폰 3GS를 구입한 국내 거주 외국인들은 화를 낼 수밖에 없겠죠?

국내 포털은 규제와의 전쟁을 선언해야 하지 않을까

소셜 미디어를 둘러싼 서비스 경쟁은 이제 국경을 초월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라는 높은 장벽에 기대 비혁신적인 서비스로 사용자를 묶어두려는 발상이 언제까지 통용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플랫폼 간 경쟁은 가면 갈수록 격화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수많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들이 지금도 생겨나고 있고 앞으로 생겨날 것입니다. 물론 당분간은 끄떡 없을 겁니다. 네트워크 효과 측면에서 1등을 고수하는 서비스는 좀체 그 자리를 내주지 않는 법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아이폰 3GS와 유튜브처럼 웹-모바일(온-오프)이 쌍끌이 전략으로 밀고 들어올 경우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강력한 대체물임은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안될 것 같은 일본에서 100만대를 팔아버린 애플입니다. 스마트폰 판매 1위까지 치고 올랐습니다.

구글은 규제를 뛰어넘고 크로스 플랫폼 전략으로, 사용성까지 겸비해 공략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겠다는 공공선의 명분도 내걸고 있습니다. 국내 포털 서비스의 아성이 쉽사리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이 전쟁으로 피를 제법 흘리지 않을까 전망됩니다.

P.S.

1편과 2편 모두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2012년까지 어떤 서비스가 등장할지도 모릅니다.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라는 변수를 통제한 셈이죠. 그래서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또 관련 규제가 어떻게 변할지 모릅니다. 이 부분도 통제했습니다. 현 시점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어떤 흐름을 가져올지 예상해본 것입니다. 다분히 토론 의제를 제기한 성격이 큽니다. 이 부분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iPhone 3GS 사용기

1. iphone-3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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