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에 매달 수 있는 스트랩도 제공되긴 했지만 제법 덩치가 있는 휴대전화에 함께 가지고 다니기엔 다소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느낌. 그리고 보니 그 덩치 때문인지 이제는 아련해진 손가락보다 컸던 USB 메모리가 생각났다.
다기능의 아이디어 상품, 썬드라이브...
자이루스가 내놓은 썬드라이브(Sundrive)는 그 이름처럼 태양에서 에너지를 얻는 충전기이자 휴대전화 충전기, 거기에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로도 쓸 수 있고 모델에 따라 USB 메모리까지 담고 있는 한마디로 다재다능한 녀석이다. 전형적인 다기능의 아이디어 상품.
개인적으로 썬드라이브에 대해 가장 기대한 부분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한두시간 충전으로 5~10분 정도 휴대전화 사용 시간을 늘릴 수 있다는 것이었다. 최근 국내외에서 태양광으로 사용시간을 늘리는(완전히 충전한다기 보다는) 제품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썬드라이브도 그런 제품들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했던 것이다.
안타깝게도 아직 완전히 내부를 비우고 다시 충전을 해보진 못했지만 한두시간 충전으로 5~10분의 사용 시간이라는 건 사실 아쉬운 부분이다. 최대 120분 충전에 10분 밖에 못쓴다면 그것도 날이 좋을 경우가 그렇다면 태양 충전 자체를 기대하긴 어렵지 않을까 했던 것.
허나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썬드라이브에는 다른 기능들도 담겨 있으니 말이다.
가깝게는 4GB의 USB 메모리를 담고있어 데이터 이동 장치로도 훌륭해서 따로 보안 기능이 제공되진 않는게 아쉽지만 인증서 등을 보관하기에도 나쁘지 않아 보였다.
또 휴대전화 배터리가 한칸만 남았을때도 썬드라이브가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데 썬드라이브 내부에 400mAh의 리튬 폴리머 배터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완충 상태라면 썬드라이브와 휴대전화를 연결하는 것만으로도 얼마간의 사용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하면 TTA 충전기 등등 없을 때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 노릇도 하는데 컴퓨터와 USB로 연결하고 다시 휴대전화를 연결하면 썬드라이브가 중계기 노릇을 하면서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한다고 한다. 여행이 잦고 막상 급할 때 충전할 방법이 없다면 이런 방법을 이용해 충전하는 것도 괜찮아 보였다. 요즘은 주변에서 USB 기기를 흔히 만날 수 있으니 말이다.
휴대하기 힘든 휴대용의 디자인은 아쉬워...
하지만 이런 장점들이 묻혀버리는 디자인의 아쉬움은 지적하고 싶다.
처음 썬드라이브를 받아들었을 때 아니 무슨 연결 단자가 이렇게 많아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도 그럴게 24핀 표준부터 몇 가지 표준에 따른 연결 단자가 제공되는데 이게 본체에 내장되어 있는게 아니라 따로 휴대해야 하는 형태였고 그러니 평소에도 주렁주렁 챙겨야 할게 많게 느껴졌다.
이래서야 휴대용의 매력을 살리지 못하는 디자인적인 아쉬움이 크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는데 내부에 공간이 없어서 그랬을테지만 좀 더 덩치가 커지더라도 최대한 단자들을 내부에 품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에 썬드라이브 본체, USB 케이블, 자신의 휴대전화에 맞는 단자까지 3개를 휴대해야 한다면 누가 이 제품을 가지고 다니면서 쓰려고 하겠는가. 또 분명 표준 20핀일 햅틱 아물레드에는 기본 제공되는 3가지 단자 중 어떤 것도 맞질 않았다.-_-;;
썬드라이브 자체가 국내 시장에 한정된 게 아니라서 일본이나 미국 등 다양한 나라의 휴대전화들을 지원한다고 하지만 그래도 국내 판매 버전이라면 20핀 정도는 맞아줘야 하지 않았을까.
한마디로 썬드라이브는 아이디어 넘치는 재밌는 아이템이긴 하지만 완성도를 높이는데는 실패했다는 느낌이었다. 휴대용을 지향하면서도 주렁주렁 챙길게 많다는 디자인의 허점부터 아직은 보강이 필요해 보이는 태양광 충전의 효율까지.
최소한 각각의 연결 단자들을 내부에 수납하는 형태로만 개선해도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질 것 같은 아이템. 썬드라이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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